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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잠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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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3회 작성일 21-11-12 03:32

본문

시간은 잠들지 않는다/바리움 



책을 읽다가 내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조금 전까지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가 읽은 책에 대해 고리를 엮어 끊임없이 줄곧 생각했는데


나는 변두리 동시상영관 객석에 앉아 있었다. 


어디선가 오페라의 아리아 같은 곡조가 흘러나오더니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 같은 연약하고 가녀린 소리를 내가 입속에 넣고 혓바닥으로 줄줄 감아 맛을 음미하고 있었는데 개복숭아 열매들이 극장 안으로 쏟아져 내렸다.


낯선 호텔 방에 누운 침대처럼 익숙하지 않은 침묵에 갑작스러운 통증에 눈을 떠보니 책장 위로 고약한 흔적이 서성이더니 문장과 문장 사이에 내가 잠시 서성이더니 다시 행간과 행간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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