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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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8회 작성일 21-11-13 09:48본문
마두금馬頭琴 / 백록
말대가리가 뭐 어떻고가 아니겠지만
아니라면 젊잖게 말머리라 해야겠나
이왕이면 유식하게 모두冒頭라 하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몽골의 전설에 따르면
한 소년의 꿈에 죽은 말이 나타나 자신의 몸으로 악기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는데
소년은 곧이곧대로
말의 뼈를 추려 목을 만들고
말총을 꼬아 두 개의 현과 한 개의 활을 만들고
가죽을 말려 울림통을 만들고
줄감개엔 말머리 장식을 조각했다는데
축 늘어진 목이 말라 시름시름 죽어가던 낙타도 이 사연을 아는 듯
활의 놀림으로 현의 울림이 아련한 리듬을 타는 순간
아악 아악 울부짖던 통곡을 속울음으로 삼켜버린 신음을 내며
고비사막의 시선 같은 원망遠望의 눈물 질끔 흘리며
기운을 차린다는데
내게도 그런 악기가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섬의 머리
도두봉道頭峯에 서는 순간
차악 차악 썩은바위를 채칙질하는 포말의 소리와
가슴앓이를 마구 쓸어내리는 썰물의 소리가
삶의 화음으로 울리는
댓글목록
달래강님의 댓글
달래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마두금이 몽골의 민속 현악기라는 것
처음 알았습니다.
마두금을 타는 소리가 얼마나 신비롭고 애틋하면
죽어가던 낙타도 눈물을 흘리는지...
울림을 주는 시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시인님,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래에 이상한 소리가 울립니다만///
반만년을 방황하는 나는 참새의 족속이다 / 백록
나의 전생은 시베리아와 만주벌판을 헤매며 우지지던 노고지리랍니다.
어느 날 불현듯 환생하여 신천지를 꿈꾸며 잠시 백두산에서 천지를 벗 삼다 뜻한바 백두대간을 따라 일만이천봉 금강산을 건너 설악산을 밟으며 내친김에 쭈욱 내려와 지리산 노고단에 머물렀지요. 그것도 잠시, 여기도 춥다며 떠나는 제비들을 쫓아 남쪽 바다를 향하다 한라산 기슭 일출봉 근처를 기웃거렸지요. 종다리라는 이름으로 혹은 종달새라는 이름으로 삼백예순 남짓의 오름을 오르내리며 노루들이며 억새들과 노래를 부르다 마침내 해가 지는 수월봉에서 차귀도를 바라보며 지금 내가 밟은 지층의 대장경을 곰곰이 훑으며 달마의 자취를 더듬고 있지요. 하루종일 종달 종달 지저귀며 태평양을 건너 인도양으로 떠날까 촐람생이처럼 씨불이며 참 나를 알기 위해 노심초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