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시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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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62회 작성일 21-11-18 10:56본문
섬의 시취 / 백록
은하의 은빛 시어들 바글거리던 백록담의 정취가 아흔아홉골을 타고 흘러내릴 때
오늘은 마침, 시월 보름 근처
언뜻, 희끗한 노루로 환생한 나는
상강霜降의 하류를 타고 흐르는 입동立冬의 어리목 기슭에서 목을 축이고
해발의 근처를 향하고 있다
한참을 둥싯거리며
차디찬 달의 그림자를 밟으며
낙엽이 구르는 굴메를 따라
도중에 잠시
무수천無愁川의 하소연을 귀담으며
마침내 다다른 주변머리
월대천月臺川이다
과거를 생각하면
향긋한 은어들 윤슬을 따라 춤을 추고
시인들 흥에 취하던 곳이라던데
이승의 오늘 밤은 어찌
흔하디흔하던 별빛들조차 오리무중이고
흐리멍덩한 달빛뿐이더냐
어느새 비린내 스멀스멀
비강鼻腔을 훔치는데
가까이 다리 위를 구르는 타이어들의 진동이
코끝을 들쑤시는데
저 멀리 수평선으로
전장의 조명 같은 갈치잡이들
멀뚱한 하늘을 찌르는데
역류하는 그 냄새들과
뒤섞이는 걸까
아! 이제 더이상 어디를 가란 말이냐
이 겨울에 내가 머무를 곳을
애써 수소문 중인데
그나마 청정한 터무니
여기가 바로
섬 중의 섬 같은
외도外都인데
댓글목록
달래강님의 댓글
달래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밤바다 갈치 잡이 배들의 깜박이는 불빛
그분들의 고충은 차치하고라도
어쩌면 낭만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
저 시인님의 시에 한참을 취했습니다.
언젠가 저도 그 곳을 다시 가보고 싶네요.
뜻 깊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태운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님이랑 같이 오셔도 좋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도가 외도로 읽혀지면
어쩌지요 ..ㅎㅎ
은빛시어들이 유혹하는 섬의 시취에
흠뻑 빠졌습니다
흐리멍덩한 달빛에 구르는 문장을 좋아합니다
시인님만의 특권이죠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게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다분히 의도한 외도이므로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