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기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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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73회 작성일 21-11-21 12:11본문
소설小雪 기슭에서 / 백록
온다는 눈은 아니 오고 시방의 사방은 안개 자욱하다
마침, 고양이 한 놈이 수북이 쌓인 낙엽 위를 바스락거리며 지나치는데
그놈의 눈과 내 눈이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마주친다
얼핏, 내 망막으로 시몽이 얼씬거리는데
설핏, 그놈의 눈가엔 구르몽이 비치는 듯
그 사이로 시 몇 줄 흐른다
색과 색들이 뒤섞인 채
울긋불긋 뒤죽박죽인
낙엽들처럼
시몽,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시몽, 그대의 각막은 눈처럼 허옇구나
시몽, 그대의 가슴은 눈처럼 차갑구나
시몽, 그대의 무릎은 눈처럼 시리구나
그대와 나의 시계를 물어뜯는 이 안개 무리 물러가면
저 산정에 온다는 눈은 과연 와 있을까
근처에 동백꽃들은 더욱 붉어졌을까
흐리멍덩한 내 눈시울이 요즘
더 불거진 것처럼
시몽, 그대가 떠난 지금 난
색 바랜 소설 기슭
단편소설 같은 줄거리 속에서
낙엽 한 줌 수습 중이다
댓글목록
달래강님의 댓글
달래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절기는 겨울인데 가을이 방을 안빼네요. ㅎ ㅎ
올해는 아직 눈 소식이 없습니다.
빨갛게 피어나는 동백꽃 위로 흰눈이
살폿살폿 내려 앉으면 환상적일 텐데,
찐득한 겨을 안개만 자욱합니다.
오늘도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김태운 시인님 고맙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밤엔 겨울비가 찔끔 내릴 거라던데
아마도 한라산엔 눈이 내릴 겁니다
여전히 안갯속이라 오리무중입니다만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시님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설 기슭을
가을이 붙들고 있나 봅니다
저도 내일을 기대해 봅니다
한라산 가고 싶네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눈은 아니 옵니다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아마도 백록담엔 눈무덤이겟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