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을 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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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55회 작성일 21-11-21 23:41본문
일요일을 켜다
하늘시
높은 생각에 무엇이 잠겨 있는지
해는 열쇠를 꺼내지 않고
살점 뜯겨 나간 낮달, 희미한 조명 켜고 달려 있는
찌푸덩 지프가 맞물린 뼈들이
싹신을 쑤셔 놓더니
구름의 눈을 찌르기 시작했다
죄를 들추려고 돋보기를 들고
건물 꼭대기로 올라 간 십자가 위에
참새 성도님 고해성사을 하느라
날개 접고 손을 모으고 있다
만장봉같은 젖무덤을 9개나 묻어 놓은 도봉산
거친 호흡을 휴식이라 읽어내는 스틱들이
엄마젖을 더듬으며
젖내나는 땀을 힐링이라 밑줄 긋는다
육체라는 목숨을 안은 삶과
영혼이라는 죽음을 묻은 생
몸과 마음을 분리할 수 없는 우리
간격사이 사랑비는 소리를 켜고
마지막 아가페를 내려 놓은 낙엽들이 우산을 씌워 준다
하늘과 땅의 영역에 한 발 앞 선
신의 권세를 밀어내고
간만의 차이로 젖은 신발들이 빗줄기를 끊어 내고 있다
누군가 겨운 눈물 사랑속에 붓고 있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간만의 차이와 간발의 사이를 규정하는 신발들의 소리가 도봉산을 울리는군요
거기엔 겨울 눈물이 비치나 봅니다
여긴 아직도 갈바람 속입니다만...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몸부림치는11월의 칼바람을 지고
도봉산 근처만 갔다 왔어요
비가 오는데도 사람들이 꽤나 많이
바위를 찾아 스틱을 꼿고 있더라구요
다녀가신 걸음 감사드려요^^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요일을 밝히는
LED램프에서 비치는 조도가 강렬합니다.
눈 부십니다.
인수봉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만, 그 쯤에 하늘시를 봤드라면
스틱에 와 닿는 촉이 감개가 무량 했을 것 같았을 거라는...
좋은 글, 꽉 채워 갑니다.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수봉을다녀 오신적 있으시군요
저는 자운봉을 가본적 있는데요
감개무량하더라구요
현덕 시인님 혹여 촉으로 도봉산 어딘가에서
뵙는다면 파전에 막걸리 한잔 대접해 드리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