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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10회 작성일 21-11-22 10:10

본문

멍 / 백록



 

펄펄 소설小雪이 닥치는 이맘때쯤이면

오름 근처로 방목된 짐승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데

웬걸, 노루를 닮은 송아지 한 놈이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무슨 사연이 있나 싶은데

간혹, 울부짖는 소리

 

어멍, 어멍

 

언뜻, 멍때리는 소리로 비치는데

멍에를 벗겨달라는 조름일까

멍울진 울음일까

 

가만히 보노라니

어쩌다 홀로된 섬집 아이 굴메가

어처구니 같은 정낭이 놓인 울담 안 마당 한가운데서

멍하니 하늘의 낌새를 헤아리고 있었다

울멍 실멍

 

올 걸, 올 걸, 눈 내리기 전에

울 어멍도 올 걸

내리 속삭이멍

제발, 제발

발 동동 구르는데

저만치서 꿩 한 마리 푸드덕거린다

아차 하는 순간

내가 왜 여기 있지 싶은

오늘, 안갯속이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절기 / 백록


해가 달에게 전하는 명령이다
보름에 한 번씩
바람의 동태를 빌어
구름의 행간을 빌어
 
오늘은 마침 소설인데
왠지 눈이 없다며 사람들 안달이다
그건 착각이다
눈은 왔는데 보지 못할 뿐
안개 탓일 뿐

백두산 천지에게 물어보라
한라산 백록에게 물어보라
사실인지
거짓인지

물어보나 마나
해의 표정을 보면 안다
달의 감정을 보면 안다
당신의 눈을 보면 안다

당신의 각막에 비친 해를
당신의 동공을 닮은 달
그달의 반쪽으로 나누면
절기가 비친다
간혹, 하루가 오락가락하지만
제법 명징하다

하늘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설을 기다리다 안개비에 젖어우는
송아지는 누구일까요
어멍의 멍울진 소리가
절기의 감정을 읽어내는 또 다른 소리로 읽혀집니다
오독이면 용서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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