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분히 > 창작시의 향기

분분히 /지천명

칠흑같은 하늘에서
분분히 흩날리고 있다
별이 희끗 거리며
쏟아지는  것일까
누군가 툴툴 털어 버린
하루의 일상이 분분히
흩날리우는 것인가

검은 칠흑에  점점히
분신처럼
삶의 분진 처럼
흩날리는 저것을
누군가 
그랬다
"아, 눈이 내리고 있네"
11월의 어느날
울긋불긋 단풍물이 오르는
가을날
천지에 겨울이 눕고 있었다

겨울이 문득,
가을을 비집고
들어서려 하였다

이땅에 눈이 내리면
겨울이라고 단언 한다
눈썹이 저리도록 미간에
매서운 바람 한더미를
부려 놓고 가는 바람
차가운  기운이 맨살을
아낌 없이 매만지고 있다

맨살에 부려 놓고 가는
바람  메아리가 되어
칠흑의 하늘에 떠돌아서
분분히 의미가 없는 소리의
별이 되었나

문득,  마천루를
병풍처럼 두른  섬이다
그곳  이곳  저곳
모두 하나하나의 섬이니
섬위에 검은 갯바위다

바다가 출렁이고
파도가 부딪혀 분분히
칠흑의 하늘에 부서진다

갯바위가 몸을 움츠려
파도에 부서지는
바윗덩이  제 몸을 부딪혀
단단하고 가볍게
분분히 바윗덩이 일부분
떨어져 흩어진다
분진 처럼
짜고 차가운
바다물 처럼
핑게를 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