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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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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0회 작성일 21-11-27 10:02

본문

사회적 거리에서


- 비수

 

 

우리는 스스로 구속된 인간들

홀로의 시간을 즐기는 인간들

 

우리는 낮이면 먼 산을 바라보거나 먼 바다를 그리다

밤이면 어둠을 품고 사는 사람들

우리는 날이 밝으면 해의 그림자를 삼키다가

저물녘이면 울컥 토하는 사람들

우리는 어두워지면 땅거미에게 먹히며

저절로 죽음 속을 향하는 사람들

우리는 만나면 설레던 지난날의 낌새조차

어느덧 꼬리를 감춰버린 사람들

우리는 서로가 주고받던 숨소리마저

마스크 속으로 가둬버린 사람들

우리는 표정이며 감정이며 정이란 정은

도무지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들

우리는 지나치는 옷깃만 스쳐도

악연임을 떠올리는 사람들

우리는 갈수록 냉정해질 수밖에 없는

이 겨울 같은 사람들

 

우리는 스스로 구속된 인간들

홀로의 시간을 즐기는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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