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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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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5회 작성일 21-11-29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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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 




가릴 수 없이 푸르른 봄이다. 내가 사려니숲에 갔을 때 일이다. 비가 갑자기 쏟아지고 걷잡을 수 없는 직선의 힘에 두들겨맞는 삼나무 잎들이 흩어지는 무지개 자으며 몸부림치고 있었다. 아득히 높은 나뭇가지 끝에 후두둑 폐선 한 척이 걸려 있었다. 그 폐선은 산 것인지 죽은 것인지 아니면 청록빛 쇠사슬에 꽁꽁 묶여 안구 두개가 흙웅덩이 안에 깊이 숨막히는 허공에 배를 깔고서 피 흘리는 탄흔으로 연이를 그리워하는 것인지 몰랐다. 알알이 투명한 물방울들이 그 중심에 깨끗이 씻긴 뼈를 품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물방울들은 내 손등에 하나도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손바닥을 쫙 펴자 내 손등 혈관 속으로 삼나무 수액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연이는 죽었습니다, 등 깊숙이 총알이 박혀서. 입술 없는 삼나무 잎 하나가 내게 조용히 속삭였다. 물방울의 힘을 빌려서 세상의 것 아닌 언어로 말이다. 그래서 흙 위를 보니 사람 크기만한 웅덩이 안에 노란 꽃들이 한가득 덮여 있었다. 연이는 죽었습니다. 예리한 칼날에 손목 혈관이 잘려서. 그래서 빗줄기들 사이를 보니 내 앞에 놓인 희미한 숲길 하나가 서서히 봄하늘로 올라가려는 것이었다. 그때 난폭하게 쏟아지던 장대비들이 갑자기 딱 멈추고 따가운 햇빛이 나뭇가지들 사이에 내리쪼였다. 나뭇잎 위에 고였던 빗물들이 한꺼번에 증발해가는 소리, 내 귓속에 따갑게 흘러들어왔다. 숲으로 들어가세요. 이 많은 청록빛 삼나무 잎들이 다 연이의 뼈랍니다. 숲은 내게 낯선 미소를 짓고 혼자 살랑거리고 있었다. 밀물은 날줄이고 썰물은 씨줄이랍니다. 그녀를 위해 이 세상 것이 아닌 옷을 지어주세요. 저 소리 속으로 걸어들어가 폐선이 되세요. 나는 천천히 숲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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