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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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25회 작성일 21-12-02 10:37본문
나는 지금 어디로 가나? / 백록
기멍 걸으멍 뛰멍
날고 싶어 숨 고르멍
이순을 훌쩍 넘도록
달려온 여정
뒤돌아보니
아득해진 날들이 가물가물한데
옛 갯가를 떠올리니
울멍실멍하는 할망손지의 허기가
사뭇, 얼씬거리는데
어느덧 하르방의 처지인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
저물녘 황혼은 울긋불긋한데
잠시 후, 일몰의 광경은 거부할 수 없는 시선
분명코 맞닥뜨리는 난
한낱, 해바라기일 뿐
새까만 그 씨앗이라도 한 톨 품고 싶은
불면의 시간은
무릇, 깊어만 가는데
갈수록 시름시름 앓는 나는 지금
과연, 어딜 기어가려는 걸까
나는 지금 남은 여명을 헤아리며
낯 뜨거운 일출을 억지로 기다리는 걸까
천근만근의 무게에 억눌린
근심의 심장은
시커멓게 애를 태우는데
아!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멍 탯줄을 잡고 이 세상에 나왔 듯이
무심한 세월 붙잡고 세월 가는대로 가는겁니다.
저역시 삼팔광땡으로만 생각했는데, 어~ 하는 생각이 칠순을 바라본답니다.
한라의 지맥을 잡고 사시는 백록 시인님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힘 부쩍 내 소서!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느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나도 곧 저만큼이겠다싶은 감정을 억지로 곱씸어봤습니다
그나마 늘 지켜보는 한라가 있어 여기 시마을이 있어 소일거리 삼아 그냥저냥 세월 보냅니다만...
감사합니다. 최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고실낭* / 백록
꽃을 피우면
염화미소요
열매를 맺으면
백팔번뇌요
님(neem)이라 불러도 좋을 당신은
가히, 동안거의 등신불이다
정자라 불러도 좋을 당신은
어쩜, 하안거의 님이다
고난과 시련의 히말리아로부터 바람을 타고
한라의 기슭으로 뿌리를 내린 당신은
그야말로 억겁의 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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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구슬나무의 제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