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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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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0회 작성일 21-12-02 21:31

본문

홍송(紅松)

 

예상치 못한 홍송(紅松)을 차로 싣고 왔기 때문에

울타리가 있는 격류(激流)의 하얀 방향에서

마당에 고인 찬물에 발목을 적셔야 했다

엉뚱하게 거대한 기러기발 같은

기둥을 자기 집에 세워주기를 바랐기 때문에

뒷짐 지고 잠시 생각해야 했다

빗물에 약하고 흙에 약하고 나무의 풍치(風致)는 쉽게

변형될 것이라 곧 달이 멀리 비추지 못하듯

그는 실의(失意)할지 모른다

통으로 벽에 맞댈 원목(原木)의 지름을 수차례 계산한 그는

옛 벗인지 지금의 벗인지 다정하기만 하다

엊그제부터 비가 오고 눈이 오고 계절은 이보 월행(月行)하며

전진하고 있었지만 나루 언덕에 배가 걸린 듯

외부일은 진척되지 않았다

걸음을 목적의 깃발 뒤로 물려 느린 물을 건넌다

쇳덩이처럼 무거운 홍송의 덩치에 끌려가다

물젖어 구겨진 구름이 저물녘의 하늘을 방생하는데

그제야 아랫집 주인장은 콩대를 두드려 콩을 털고 키우는

고양이가 감나무에 올라 지붕을 엿본다

야행성 고양이 녀석은 또 하루해가 저물기 시작했다고

감나무에 올라 신났는지

춤추는 꼬리가 바람에 말린 요상한 깃발처럼 나부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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