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모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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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라언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6회 작성일 21-12-07 21:06본문
노모(老母)의 탄식
내 나이 아흔살이 되었다고
이제 살만큼 살았지 않았느냐고
그러니 이제 바람결이나 강물 그 어디로든지 가버리라고
그렇게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
당신은 왜 그렇게 밖에 엄마노릇을 못했느냐고
엄마는 왜 아들만 사랑하고 귀히 여기고
딸년들은 왜 전부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였느냐고
그렇게 몰아세우지 말아라.
나도 힘든 세월을 살았다.
밤낮으로 일하고 시부모 섬기고 자식들 키우느라고
허리가 굽고 무릎이 닳았느니라.
너희가 아느냐.
열 달 동안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은 다 한가지니라.
너희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감히 욕하지 말아라.
그러는 너희는
그렇게 이 어미만을 죽도록 사랑했노라고 말할 수 있느냐.
나는 이제 곧 떠날 것이다.
그곳이 어디인지 나는 모른다.
내가 언제 너희를 다시 만나겠느냐.
나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생(生)과 사(死)의 경계를 넘어갈 날이 멀지 않았느니라.
한번 아차하면 스러지고 말 인생일진대
오늘 하루 너희와의 이별이
정녕 끝이 될까 나는 두렵구나.
댓글목록
이면수화님의 댓글
이면수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렇게 받아 적기만 해도
시가 되는 말씀이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한 연 정도는
못 들은 척해도 좋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