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의 방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귀신들의 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84회 작성일 21-12-12 11:14

본문

귀신들의 / 백록



 

안방에 기거하시는 마나님께서 늙어갈수록 시끄럽다고 하여

거실에서 그럭저럭 버티다가 결국 건넌방으로 내쫓긴

머슴의 신세

요즘 따라 참 가관이다


그 건넌방은 사실 우리 가문의 기일제사를 지내는 방인데

잠이 들만하면 귀신들이 나타나 날 깨우는데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첫날엔 성산 일출봉 귀신들이 나타나 날 깨우더니

다음날엔 사라봉 귀신들이 나타나 날 불구덩이로 내던져버리더니

날마다 돌아가며 나타나는 귀신들의 면면을 헤아려보니

개중엔 이름 모를 오름의 귀신들이 대다수였지만

어림 삼백예순이 넘겠더라

간혹, 설문대며 영등이며 조왕이며 삼진이며 등등의 할망신들이 나타나

허우적거리는 몸뚱이를 붙들고 어르고 달래기도 하지만

갈수록 몸은 무겁고 목은 뻣뻣하고

그마저 날 돌보는 할망신들이 없다면

동백꽃 떨어지는 어느 날 문득,

옴짝달싹 못 하는 돌하르방 신세로 영영 굳어버릴까

노심초사하는데

 

안방에 주둔하시는 마나님은

날이 갈수록 매서워지는 표정이다

오늘도 밤새 죽어가던 나의 시체詩體

끙끙대며 수습하는 날

보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노망老妄같은 잠꼬대 짓

좀 작작하란다

왈왈대며

 


 

 

댓글목록

선돌님의 댓글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니,
마치 제 처지인듯도 하여
同病相憐입니다

문득, 전에 썼던 잡글 하나 떠올라
시감상을 代하여
옮겨봅니다

근데, 우리처럼 늙어가는 건
어쨌던 서러운 일인데
그래도 사는 날까지는
'체면 몰수하고 건강하기' 를
외쳐봅니다

늘 건안하시고,
건필하소서

-------------------------

옛 족보(族譜) 안에


지나간 장소들이 정겹다
전향(轉向)하는 시간의 불꽃이 타들어간다
그곳엔 남들이 하던 말을 주워담은,
과거의 시간들이 빽빽하다
기록된 것들은 대부분 온순했지만,
이따금 사나운 영혼들도 배회(徘徊)한다
여태껏 견디어 오던 사람이 약간
실성한 모습으로 고통에 젖어
공손히 절을 하는 모습도 있다
웃음은 빛의 바탕이라고 우기면서
엎질러진 항아리에 물을 쓸어담는
열심(熱心)한 사람도 있다
마치 관객처럼 그 모습을 동정하는,
사람들은 또, 따로 있다
암담한 생활 속에 외계(外界)의 하늘에서
운명의 별을 찾던 시절도 잠들어 있다
벌레들이 좀 먹은 옛날이 이제야
비로소 평온하다 
모두가 잠든 집 안에
홀로 깨어있는 자명종이 때를 울린다,
죽은 나라의 사어(死語)처럼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은 나라의 언어가 死어로군요
지금 여기 언어는 生어...
차제에 사어들 좀 배워두고 싶네요
저승에 가서 써먹게...
감사합니다
선돌시인님^&^

최현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나님의 채찍이
백록시인님의 문체를 한라봉 최정상 천년노송가지에 걸리게 할 것입니다.
반듯이......
그 귀신들도 일깨움의 회초리이니 잘 모시 옵소서!
옴~~~흠.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라산 정상엔 노송은 온데간데없고 고사한 주목들만 몇 보입디다. ㅎㅎ
벌써 귀신이 되어버린 나무들...
요즘은 자나깨나 귀신 타령입니다

Total 661건 3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52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1-15
520
환절의 淚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1-14
519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1-13
518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1-10
517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1-09
516
얼음새꽃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1-08
515
기일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1-07
51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1-06
513
나의 25시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1-05
51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01-04
51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1-03
510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1-02
509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01-01
508
수월봉에서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12-31
507
송구영신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2-29
50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2-28
50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12-27
50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12-26
50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12-25
502
사랑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12-24
501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2-23
500
구설수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12-22
499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2-21
498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 12-20
497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2-19
496
칼의 대화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2-18
49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12-17
494
불현듯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2-16
49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2-16
492
용궁의 지진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12-15
49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12-14
490
12.12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2-13
열람중
귀신들의 방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12-12
488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2-11
487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12-09
48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12-08
48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12-07
48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2-06
48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 12-05
48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 12-04
48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12-02
480
한라와 새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12-01
479
추우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11-30
478
한라의 여명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11-29
477
하얀 생각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11-28
476
부관참시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11-27
475
신축의 소설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11-26
47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11-25
47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11-24
472
연대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11-23
471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11-22
470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11-21
469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11-20
468
묻다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1-19
467
섬의 시취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3 11-18
46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1-17
46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11-16
464
하루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11-15
463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11-14
462
마두금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11-13
461
애기동백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11-12
460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11-11
459
동녘의 섬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11-10
458
싯발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11-09
457
엄니 댓글+ 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1-08
456
입동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11-07
455
마이 웨이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11-06
45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11-05
453
특별한 일상 댓글+ 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11-04
452
가을의 전설 댓글+ 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11-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