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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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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7회 작성일 21-12-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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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피우지 못한 꽃숭어리가 낯선 발바닥에 뭉개지는 일은 슬프다 활짝 핀 분홍빛 장미도 입술에 가시를 꿰고 있다 해변가 테트라포드는 청바지와 새마을 모자의 젖은 창을 몰래 읽었을까 저녁이 물든 자살바위에는 방범대원의 호각소리가 말발굽처럼 쩔거덩거린다 불현듯 혼자라는 것에 죽음은 떠나간 연인처럼 찾아오고 삼발이처럼 절뚝거리는 얼굴들이 유기견처럼 기웃거린다 뒷덜미를 움켜잡고 밀어내는 저녁은 결코 뒷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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