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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이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5회 작성일 21-12-16 10:31

본문

조율이시棗栗梨柿/ 백록



 

1.



달디단 대추를 올려 조상님들을 기리나니

이 밤중에 밤을 올려 공손히 축문을 고하나니

내 머리만큼의 배를 올려 큰절을 드리오니

에덴의 사과를 올려 지난 잘못을 뉘우치오니

 

가을의 결실을 맞아 벼락을 피하게 해주시옵소서

서산의 밤나무들을 어둠에 휩싸이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사촌이 돈을 벌더라도 배가 아프지 않도록 해주시옵소서

척박한 땅에도 과일이 잘 열리도록 해주시옵소서

 

오늘도 조아리며

어둠을 헤아리며

절을 거듭하며

사과를 올리오니



2.


 

원컨대,

이들처럼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게 해주시옵소서


순간,
뇌리를 스치며 동음이의同音異義
떠오르는 문체

아! 조율이시調律而詩

진설의 조율이 바로
제대로의 詩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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