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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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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4회 작성일 21-12-17 11:31

본문

진눈깨비 / 백록



 

, 눈이 나린다

대설의 행간으로 비로소 올 것이 오는가 보다

마른 눈으로 진눈이 비치더니

순간, 비가 되어 나린다

희끗거리는 도깨비들처럼

오락가락하며

 

지금쯤 산자락엔

억새들 춤사위를 부추기는 눈보라 날리겠다

이윽고 함박눈마저 푹푹 나리면

노루들은 허둥지둥하겠지만

삼라만상이 온통 하얀 생각이면 좋겠다

 

흰 당나귀도 좋아 응앙응앙 울부짖는 시간이면

아름다운 나타샤도 곧 나타날 것이다

자야 자야 스스로에게 귀띔하며

고조곤히 속삭이며

 

어느새 눈은 산자락을 기어 오른다

목마른 나의 시선은 어느덧

어리목을 헤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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