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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land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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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19회 작성일 21-12-19 11:27

본문

빈 무대에 아무도 없었다. 이명(耳鳴)만이 새하얀 무대 위에 고여있었다. 


이명(耳鳴)은 스포트라이트를 좇아 자리를 옮겨가고 있었다. 아무도 무대 위에 올라가려하지 않았다. 


파스텔가루처럼 부슬부슬 


청중석으로 흩어져가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목소리. 하지만 너는 죽었잖아. 은사시나무의 뾰족한 


나뭇가지 끝이 투명한 유리창을 자꾸 긁는다. 마이크로폰 앞에서 오른팔을 벗어제끼며 한쪽 폐에 고름이 찬 노래로 


당신의 고통은 아직 한시간이나 남았군요. 목이 쉰 히야신스꽃. 무거운 꽃잎을 저울에 매달고 이번이 다섯번째 죽음이랍니다. 청록빛 시즙이 담긴 글라스 곁에 놓여진  


내 유년의 아이야, 네 뒤에 펄럭이는 새파란 벨벳장막이 


자아내는 황홀한 공간은 이름이 없고 나도 이름이 없고 스포트라이트 


찬란히 쏟아지는 무대는 아직도 비어있다. 하나 둘 모여든 청중들 빈 무대 앞에서 


누군가 기다리고 있는데......  




  

댓글목록

여보세요죽선이지죽선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여보세요죽선이지죽선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가에는 자화상으로 읽히고 또 누군가에는 한 권의 소설로 읽혀질듯 해요.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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