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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바이올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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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회 작성일 21-12-22 08:40

본문



자주 바이올렛

 

 



꽃의 무기는 연약함이죠

오똑 세우면

못 뚫는 거 없어요 전부 아찔 취하죠

 

웃지 않는 건

죽은 것들 뿐버려요 그런 건 미련 없이

 

단단한 돌덩이

누가 감히 두드려 보나요

천년 검은 눈썹에 말 붙여 볼까요

 

사실은요

부드럽고 달달한 물방울의 입술

꼼짝 못 하죠

 

한 번씩 한 방울씩

그 입술 몸에 닿으면 등이며 어깨

움퍽 움퍽 전 생을 떼어주어요

 

향기의 증거가 꽃이 듯

깊고 깊은 심금에 누운 은빛 모래 알갱이

 

가만히 두 눈 가라앉혀 바라보면

정말

눈앞 소리 없는 것들은 모두

치밀 듯 눈물 나오죠

 

허공 빈틈없이 달빛 빼곡할 때

 

당신이 부르고 싶은 이름은

달빛일까요

허공인가요

 

당신 앞에 나 없어도

나는 당신 앞에 서 있군요

 

향기 먼저 도착한 발자국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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