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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X-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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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4회 작성일 21-12-26 10:10

본문

애프터 X-mas / 백록



 

시베리아 한랭전선이 동토의 왕국들의 경계를 무너뜨리더니

마침내 이 섬을 침공하고 있다

아기 예수 오시는 전날부터 그 기운이 흐릿하게 감돌더니

마침내 하늘과 산과 바다의 경계조차

온통 하얀 구릉 속이다

 

한동안 억지로 고립된 나는 스스로 더욱 고립되어 있고

고요한 날에 고막을 쑤시는 환청을 따라 창밖을 내다보니

아이들 어느새 떠들썩 눈싸움 한창이다

저들은 어쩜 그제 밤에 산타를 만났을 거다

어제는 아기 예수를 만나 그를 찬양했을 거다

나도 저 때는 그랬으므로

탄일 종이 땡땡땡 은은하게 울리던

그날에서부터

우영팟 감낭으로 희끗거리며 설날을 노래하던

까치들 소리 까칠해지던

새해 그날까지

 

오늘 같은 날,

손지놈이라도 하나 곁에 얼씬거렸으면

이 돌하르방 같은 눈사람이라도

얼렁뚱땅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

굴뚝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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