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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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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웃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회 작성일 21-12-27 17:56

본문

익은 호박 따다가 고이 두어

껍질 벗겨 씨 따로 말리고

푹 쪄 으깬 뒤

팥 한줌 씻어 삶아

찹쌀가루 물에 개 호박죽 쒔다

 

내 좋아한다고 내 잘 먹는다고

일삼아 재미삼아 으레 해왔지

 

무엇을 좋아하나

어떤 걸 잘 먹나 묻지 않고

물어본 적 없이

하던 대로 심어 거둬

내편할 대로 살았더니

굽은 허리 펴 숨 고르고

넘은 고개 바라볼 때

삶의 길 어울더울 못했던 외톨이

발자국만 따라와선


너 엄마 맞아?

너 할머니 맞아?

아니, 너 여자 맞기는 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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