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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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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21-12-28 08:43

본문

또 한 해를 보내며 / 金然正


한날도 밤이 되면 쉬었다 가고

곤한 몸도 밤이 되면 잠들고 가련만

히말라야 골짝바구니 강물은 멈춤도 없이

세월을 따라 흘러만 간다.

추위가 깊어가는 카투만두의 12

이 한 밤을 넉넉히 잠들지 못함은

골골 소리 내며 타오르는 석유난로와 함께

또 한 해를 보내야 하는 아쉬운 까닭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끌어 앉자고,

더 많이 땀을 흘리고, 더 많이 열매를 나누자고..,

숭고하기까지 했던 그 날의 염원은

눈밭 위에 여전히 작은 꽃망울

붉은 꽃잎 만개로 터져 나올 환희

이 한밤도 하얗게 기다리는데...

 

이렇게 또 한해는 속절도 없이

기어이 가고야 마는 건가!

가슴이 시린 겨울 밤 하늘에,

별빛은 저리도 명랑하건만

대지를 덮어가는 흰 백의 찬 서리

세월의 강물에 녹아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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