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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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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1회 작성일 22-01-03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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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나무가 흔들린다. 후박나무고 후박나무 잎이다. 봄바람을 가위로 곱게 오려서 나뭇가지에 갖다 붙인다. 바람의 모서리가 아직 뾰족하다. 내 눈쌀이 찌푸려진다. 그리고 쥴리엣을 데려다가 손발을 곱게 잘라 거미줄 위에 붙인다. 나의 쥴리엣, 너는 맨발이고 스물일곱살이고 목이 쉬었고 고향이 이 불어가는 바람 끝에 있다. 발 밑을 보니 까만 웅덩이 속에 내가 비친다. 봄하늘은 아마 이 웅덩이보다도 좁을 것이다. 바람이 불어갈 때마다 바람 속 흰 뼈가 달그락거린다. 흰 돛처럼 쥴리엣의 폐가 바람을 맞아 활짝 펴진다. 바람에 드러난 대리석 금붕어의 아가미가 헐떡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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