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눈사람 > 창작시의 향기

​외로운 눈사람 

 폴 차

추위에 떨고 있던 잿빛 구름

더 추워 보이는 지상의 온갖 

고통과 핍박과 설움을

덮어 버리기 위해

흰 눈이 되어 내립니다

눈 밑의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위선 일 지라도

당신은 잠시 설경에 감탄하면 돼요

젊음은 그저 눈밭에 뒹굴며 

사랑을 나누면 돼요

저 들판을 뒤 덮은 하얀 빛

바로 당신과 나의 본질입니다

험악한 세상이 

나를 빨갛고 검게 물들 인다 해도

나는 이 한 겨울 순수함 속에

낭만을 보채는 눈사람 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녹아 없어지기 전

디카에 날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