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 창작시의 향기

 

오후

햇빛이 슬쩍 스쳐지나가는 오후 창 안에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빨간 줄 하나를 하늘 위에 그려 놓는다. 총탄 하나에 빨간 줄 하나. 끊어진 팔다리 하나에 시취로 부풀어오른 풍선 하나. 구멍 뚫린 얼굴 하나에 원두막 하나. 파란 하늘은 텅 비어있고 투명한 것에 떠밀려 온 익사체 하나가 내 방 창에 탁! 탁! 부딪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