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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 기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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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7회 작성일 22-01-18 10:09

본문

대한大寒의 기슭에서 / 백록



 

호랑이 전설이 어슬렁거리는 대한의 기슭에서

대한민국의 나를 생각한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곶감의 표정이 처마 밑에서 군침을 유혹하던 시절

기나긴 그날의 겨울밤 우리는 한마디로 한 이불 속 옹기종기

다시 말하면 남포등 아래 오손도손 그 자체였음을

 

할머니가 구워다 준 새까만 고구마

누나 한 입 나 한 입 동생 한 입

허기를 나누던 시절과 더불어

학교종이 땡땡땡

국민교육헌장이네

새벽종이 울리는

새마을이네

이윽고 굴렁쇠의 추억

올림픽이네

나의 학점이 마치 F 같은

우여곡절의 IMF

다시 새 나라 새 아침을 밝힌

밀레니엄이네

 

그럭저럭 육십갑자가 지나고

세상은 온통 불안에 휩싸였다

부지불식간에 언뜻,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루소의 외침이

이명을 들썩인다

마침내, 사회적 거리는 코로나에 점령당하고

수시로 돌변하는 이놈의 정체

백약이 무효로세

 

어쩌다 시나브로 같은 지금은

바야흐로의 마스크 시대

잔뜩 찌푸린 상으로 때마침 떠오르는 건

귀천歸天이라는

요즘따라, 이 땅의 소풍을 마치고 떠난

지금 나의 무렵보다 앞서 하늘로 간

그 시인이 부럽구나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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