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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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7회 작성일 22-01-18 12:43본문
겨울 달빛
한겨울 발가벗은 가지 사이로
황량한 달빛이 차갑게 스며들며
찬 서리 쌓인 갈대의 신음
여느 꺼져가는 숨결처럼 음습하다
아득한 옛날 그때도 그랬었다
6, 25전쟁은 암흑과 혼돈으로
농촌은 비료도 없어 잦은 흉작으로
봄이면 보릿고개에 시달려야 했다
사시사철 먹을 것이 부족한 끼니를
소나무 껍질을 벗겨낸 중간 송피(松皮)나
쌀겨를 곱게 분쇄 가루를 쪄먹던
호구지책 각종 산나물로 배를 채우던 시절
사업에 실패한 부친의 한숨 소리
가난에 찌든 가족에 한 그칠 줄 모르고
한 번쯤 밥이라고 배불리 먹이고 싶은 소망
한밤에 소금 서 말 짊어지고 행상길에 나선다
달빛도 처량한 한겨울 들판 길
유일한 피붙이 고모 댁을 찾아가는 길
그녀는 허름한 주막에 술과 웃음 팔고
혼자된 몸 세상살이 눈물뿐이었다
가져간 물건이라고 모두가 외상?
무일푼으로 돌아오는 발길 더 무거웠노라!
세상사 천근만근 달빛도 서러운지고
밤새 안타까운 등짝을 만지며 뒤쫓았다고
지금은 향토 문화재가 된 그 주막집!
어쩌다 객창에 마주친 나그네 되어
지난 아픔 속에 겨울 달을 마냥 바라보며
밀려오는 파도의 설움을 잠시 헤아리고 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펴나가는 운수와 마주한
생명의 고요함이 恨과 마주합니다
세상은 세상으로 있고
없음은 있음의 후예가 되지 않습니다
인고 마저 앗긴 인간애의 가없음이
호화로운 意識에 불씨가 되어 훨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