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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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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22-01-20 08:18

본문

눈




벚꽃잎들이 떨어지다가 허공 중에 멎어 있다. 하얗게 얼굴에 납칠을 한


심해어들이 허공을 헤엄쳐다니고 있다. 비늘이 눈 뜬 초록 잎 하나 


내 심장에 더 자랄 법도 한데. 벚꽃 


우수수 떨어지면 가면의 광대뼈 능선 따라  


그린 듯한 눈썹과 새하얀 치아들 사이에 


한겨울 결빙


된 그대 얼굴 침묵하는 촛불을 가까이 


끌어당길만도 한데. 이 길은 이미 죽어


있는 것들로 뒤덮여 있을 법도 한데. 벚꽃잎들은 겨울하늘을 덮고 그 여운이란 


비어있는 종이에 지나가는 이 


저녁을 옮겨적는 일. 청록빛 얼룩이 저녁 안에 차올라 


벚꽃 차가운 벚꽃의 낙하는 진공


속에서 산산이 해체되는 것. 내 귓속에서 살랑살랑 깃털 흔들며   


비둘기 목이 졸릴수록 점점 


더 작아지는 


대리석 교각으로 얼핏 


지나가는 표정들. 허공 중 군데군데 쌓여오는 


벚꽃 지금은 븕게 물든 눈송이의 내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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