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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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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여보세요죽선이지죽선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1회 작성일 22-01-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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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아르노강 그 비릿한 강물 속 모래알들이 아지랑이 되어 모락모락 피어올라 알록달록한 프리즘 같은 수면의 오래된 기억을 뚫고 날아오른다

물 밖에는 끼니를 겨냥하는 긴 부리들이 매서운 눈빛을 견주고 있었다
나는 오늘 아침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빵 두 개와 포도주 조금, 청어와 멸치조림과 피노키오 수프를 먹고 집을 나섰다
내가 광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한 아이가 날카로운 부리에 찔려 늑골을 허옇게 쏟아내고 있었다

성당의 종탑에는 그 붉디붉은 신음 소리가 내장을 발라낸  햇살 속으로 투신해 버렸다 

광장에는 까마귀의 성가신 울음소리가 보풀처럼 피어올라 보풀보풀 나부끼고 내가 어느 모퉁이를 돌아갈 즈음 주인 잃은 페르골라 그 환한 청록빛 그늘 아래에서 한 창녀가 아이의 수골을 ​수소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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