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론 > 창작시의 향기

방자론

- 비수

방자, 이놈은

염불은 관심 밖이고 그가 노리는 건 잿밥이라네

그야말로 방자한 놈

이놈의 관심은 춘향을 향한 몽룡의 사랑이 아니라네

이놈은 오직 향단이에게 사로잡힌 거라네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방자, 이놈은

자기 이익에만 눈이 멀었다네

구차하게 사방팔방 빚을 얻으면서

갖은 아양을 떨면서

마구, 시간을 허비하는

방자, 이놈은

남이 재앙을 받도록 귀신을 빌어 저주하거나

그런 방술을 쓴다네

방자, 이놈은

자신에게 불리한 격식을 무시하는 게

타고난 특징이라네

방자, 이놈은

사내임에도 불구하고

간혹, 스스로를 꽃처럼 아름다운

꽃미남으로 착각한다네

방자, 이놈은

주로 붉은 옷을 입고 다닌다네

줄곧, 모래시계를 차고

검정 구두를 신고

방자, 이 작자는

오늘도 나무아미타불이라네

십년공부 공염불로

잿밥을 노리는 중이라네

노심초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