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를 사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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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5회 작성일 22-01-23 21:59본문
향기와 아침에 머금은 이슬과 나비를 뿌리 뽑느라 다이소 매장을 오래 거닐었습니다. 모든 식물은 꺽꽂이가 가능해요.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송이 조화를 심어 보는건 어떨까요? 뿌리 내릴 까닭이 없는 고독이야 말로 뿌리 깊은 것입니다. 희소성을 얻으려면 팔목이 잘려야 합니다. 수만개의 팔목 다 잘리고도 멀쩡한 팔목을 내 팔목이라 우기면 됩니다. 릴리에게는 벌써 삼년 째 연애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생화를 파는 꽃집들은 여전히 성업 중이지만 나는 글자를 모르는 꽃이 좋습니다. 릴리는 읽을 수 없는 편지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앉아 있습니다. 릴리는 자주 숫처녀로 돌아가지만 릴리에게 아픔은 피울 수 없는 꽃입니다. 뿌리 내린 적 없는 꽃은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모릅니다. 내가 누운 침대 스프링을 감으며 내 모든 숨구멍에서 잔뿌리가 내리는 꿈을 꾸었습니다. 풀처럼 버둥거리다 깨어나서는 뿌리 뽑힌 풀처럼 물을 찾았습니다. 거위 털을 뽑지 않고도 따뜻할 수 있습니다. 릴리를 울리지 않고도 릴리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울지 않고도 릴리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눈물과 이별과 체온을 뿌리 뽑느라 조화 뿐인 꽃집 앞을 오래 서성거렸습니다. 나랑 눈싸움에서 절대로 지지 않는 릴리를 쇼파에 앉히고, 내가 눕히지 않으면 절대로 눕지 않는 릴리를 쇼파에 눕히고, 절대로 파뿌리가 되지 않는 검은 머리를 쓰다듬습니다. 그 머리를 흙에 파묻고, 절대로 물구나무를 서지 않는 릴리를 꽃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를 그렇게도 울리지 않아서 좋습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리로 인한 모순과 궤변 싸움에서 패함과 맥을 같이 했네요
일으켜 새울 환희는 의식 호화로움에 얼마든지 있다는 자부심이
현상의 아름다움에서 걸림이 되는 아픔이 순수합니다
순수가 패함이 되는 아픔이 아직 서러움일까 은둔하고 있습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 입니다. 헌데 용두사미라고 아시는지요? 그리고 그 전에 첫 행 부터 틀렸습니다. 쉼표는 어디다가 두셨는지요?
초반은 훌륭합니다. 헌데 후반으로 갈 수록..
왜 설명을 하시나요? 님도 님의 이시를 잘 읽어 보세요 후반에 앞의 자신의 의도를 다 설명해 놓았죠?
그래서 습작의 정도는 이런 글을 두고 습작의 정도가 낮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님은 이 시마을에서 어느정도 탑 클래스에 들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시지만 프로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님도 어느정도 시행착오를 거치고 시간이 되면 이해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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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기요, 시평을 하시는건 감사한데요,
제가 하지 않는 생각까지 단정지어 말씀하시는 것은 좀 지나치신듯 합니다.
전 시마을에서 제가 탑 클래스에 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혹시 제가 무엇에 관해 썼는지 아시는지요? 설명을 했다고 하시니까
제 설명이 잘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그게 좀 곤란한 시제라서..
시평을 해주시려면 시평을 하시기 바래요.
저의 자신감 같은 것을 넘겨짚기 하시지 마시길 바래요.
ㅎㅎㅎ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고 시인님의 고마운 시평들을 쭈욱 읽어보면
시인님이야 말로 이 시마을이 아닌 대한민국 문단에서
스스로를 탑 클래스에 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확고하게 지도 편달을 하실 수가
없을테니까요. 오늘도 시마을을 위해서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