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비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자청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86회 작성일 22-01-26 11:13

본문

자청비自請妃 / 백록



 

김 대감과 조씨 부인은 늦도록 자식이 없었지

부부는 부처님께 빌고 빌어 딸을 낳았는데

그 이름을 자청비라고 지었다는군

이름으로 보아 이 부부는 이 아이를 가질 때부터 이미

그 운명을 알고 있었던 거지

 

어느 날 빨래하러 간 자청비는 우연히 아니 숙명적으로

하늘나라 문곡성의 아들이라는 문 도령을 만났다는데

공부하러 간다는 그에 반하여 냉큼 남장을 하고 따라갔지

둘은 한방에서 공부하고 한솥밥을 먹으며 지냈지

공부를 한 지 삼 년쯤 지난 어느 날

그가 돌아가겠다고 하자 그녀도 따라나섰는데

그녀는 그냥 이대로는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하여, 여기 월대천 같은 냇가에서 잎사귀 편지를 써서 문 도령에게 띄워 보냈지

눈치 없는 도령아! 멍청한 도령아!

삼 년을 한방을 쓰고도 남녀 구별도 못 하는 문 도령아!’

라는 노골적인 도발 같은 내용으로

그제야 문 도령은 자청비가 여자란 것을 알고

그녀와 결혼하기로 약속했다는데

뜻한 바 문 도령이 하늘로 올라간 뒤

깜깜무소식이었지

자청비는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지

마침내 문 도령을 찾으러 길을 나섰지

우여곡절 끝에 하늘에 올라가 결국 문 도령과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인간 세상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들렸지

자청비는 홀로 싸우러 땅으로 내려갔지

얼마 후, 그녀가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왔는데

문 도령과 오해가 생겨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갔지

자청비는 이 세상으로 내려올 때

옥황상제한테 씨앗을 얻어 왔다더군

그녀는 씨앗을 가지고 농사일을 도와주러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지

씨앗을 나누어 주고 밭도 갈아 주면서 풍년이 들도록 힘을 썼지

자청비는 비로소 곡물신으로 등극했다는데

 

이 섬의 신화는 어쩌다 전설로 비치는 오늘 밤 나는

어느덧 식어버린 달나라 근처에서 흐리멍덩해진 별들의 자리를 더듬으며 

까치들조차 설레던 옛 설날의 하얀 쌀밥을 곤밥으로 소환하고 있다

씨알 같은 쌀의 그 고운 눈을 새삼 그려 본다

노르스름한 점을 보며 점을 치듯

이 손 저 손을 거치며 어느새 허름해진 족보를 펼치고

자청비 같은 우리 할망들의 운명을 생각해본다

막바지 같은 이 몸이 떠나버린 시절이면

이 씨 저 씨 다 소용없을 거라며

오늘 밤엔 눈이라도 펑펑 쏟아졌으면

정말 좋겠다며

 

 

--------------------------------------------------

* 자청비는 제주도 전통신화인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농사의 여신으로 온갖 시련과 고난을 거쳐 사랑을 쟁취하고 

전쟁에서 난을 진압하기도 하며 농사의 신이 되는 주관이 뚜렷하고 강인한 여성상으로 그려진다.

자청비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인 왜소행성(dwarf planet) 세레스(Ceres)의 크레이터

(구덩이)에 붙은 우리말 명칭이기도 하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세레스에서 발견된 크레이터 13곳의 명칭을 20178월 공식 승인했는데 

그중 반들반들한 바위인 볼더(boulder)가 많은 크레이터 1곳에 자청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편, 세레스는 로마신화 속 곡물의 여신인 케레스에서 따온 명칭이다.

참조: 문화원형백과 한국의 굿, 시사상식사전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詩, 자청비 / 백록



때는 바야흐로
자칭, 왕이라는 작자들
무조건 왕이고픈 사람들
수두룩한 가운데

그 각시들 제 서방은 이미
王인 듯
저는 당연
그 妃인 듯

그러거나 말거나
착각은 자유인만큼
나는 어차피
백성이로소이다
비천한
나는 이미
노비奴婢로소이다
헛늙어버린

때는 시나브로
스스로 왕이라는 작자들
절대 왕이고픈 사람들
거품을 물고 있네
죽음을 무릅쓰고

아! 슬프네

저기 저 먹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달나라 누구처럼 우물쭈물하다
그럭저럭 쌀 한 톨
그냥저냥 밥 한 숟갈
제대로 얻어먹겠나

Total 37,854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61 12-26
37853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16:53
3785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13:12
3785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12:52
37850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12:47
37849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7:45
37848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7:15
378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6:19
3784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 00:53
37845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0:43
37844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0:22
37843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0:14
37842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6-14
37841
꽃내음 새글 댓글+ 2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14
378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4
37839 솔새김남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6-14
37838
쪽방 댓글+ 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14
37837
바윗돌 2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14
3783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4
3783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6-14
37834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6-14
3783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6-14
3783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6-13
37831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6-13
3783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6-13
37829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6-13
378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13
3782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6-13
37826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2
37825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6-12
3782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6-12
3782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12
3782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12
3782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1
37820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11
3781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1
37818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6-11
37817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1
37816
발견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6-11
3781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10
37814
베개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10
37813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6-10
37812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0
37811
거짓말쟁이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6-10
3781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10
37809
무자치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6-10
3780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09
37807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6-09
3780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6-09
37805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6-09
37804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6-08
37803 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08
3780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08
37801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6-08
3780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07
37799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6-07
377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6-07
37797
채송화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6-07
37796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6-06
37795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06
37794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6-06
3779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6-06
37792 종ㅇ비행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06
3779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06
3779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06
37789
기형도(퇴고)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6-06
37788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06
37787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6-06
37786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6-05
37785
몸둥아리 댓글+ 1
세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6-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