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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청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1회 작성일 22-01-26 11:13

본문

자청비自請妃 / 백록



 

김 대감과 조씨 부인은 늦도록 자식이 없었지

부부는 부처님께 빌고 빌어 딸을 낳았는데

그 이름을 자청비라고 지었다는군

이름으로 보아 이 부부는 이 아이를 가질 때부터 이미

그 운명을 알고 있었던 거지

 

어느 날 빨래하러 간 자청비는 우연히 아니 숙명적으로

하늘나라 문곡성의 아들이라는 문 도령을 만났다는데

공부하러 간다는 그에 반하여 냉큼 남장을 하고 따라갔지

둘은 한방에서 공부하고 한솥밥을 먹으며 지냈지

공부를 한 지 삼 년쯤 지난 어느 날

그가 돌아가겠다고 하자 그녀도 따라나섰는데

그녀는 그냥 이대로는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하여, 여기 월대천 같은 냇가에서 잎사귀 편지를 써서 문 도령에게 띄워 보냈지

눈치 없는 도령아! 멍청한 도령아!

삼 년을 한방을 쓰고도 남녀 구별도 못 하는 문 도령아!’

라는 노골적인 도발 같은 내용으로

그제야 문 도령은 자청비가 여자란 것을 알고

그녀와 결혼하기로 약속했다는데

뜻한 바 문 도령이 하늘로 올라간 뒤

깜깜무소식이었지

자청비는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지

마침내 문 도령을 찾으러 길을 나섰지

우여곡절 끝에 하늘에 올라가 결국 문 도령과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인간 세상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문이 들렸지

자청비는 홀로 싸우러 땅으로 내려갔지

얼마 후, 그녀가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왔는데

문 도령과 오해가 생겨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갔지

자청비는 이 세상으로 내려올 때

옥황상제한테 씨앗을 얻어 왔다더군

그녀는 씨앗을 가지고 농사일을 도와주러 방방곡곡을 돌아다녔지

씨앗을 나누어 주고 밭도 갈아 주면서 풍년이 들도록 힘을 썼지

자청비는 비로소 곡물신으로 등극했다는데

 

이 섬의 신화는 어쩌다 전설로 비치는 오늘 밤 나는

어느덧 식어버린 달나라 근처에서 흐리멍덩해진 별들의 자리를 더듬으며 

까치들조차 설레던 옛 설날의 하얀 쌀밥을 곤밥으로 소환하고 있다

씨알 같은 쌀의 그 고운 눈을 새삼 그려 본다

노르스름한 점을 보며 점을 치듯

이 손 저 손을 거치며 어느새 허름해진 족보를 펼치고

자청비 같은 우리 할망들의 운명을 생각해본다

막바지 같은 이 몸이 떠나버린 시절이면

이 씨 저 씨 다 소용없을 거라며

오늘 밤엔 눈이라도 펑펑 쏟아졌으면

정말 좋겠다며

 

 

--------------------------------------------------

* 자청비는 제주도 전통신화인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농사의 여신으로 온갖 시련과 고난을 거쳐 사랑을 쟁취하고 

전쟁에서 난을 진압하기도 하며 농사의 신이 되는 주관이 뚜렷하고 강인한 여성상으로 그려진다.

자청비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서 가장 큰 천체인 왜소행성(dwarf planet) 세레스(Ceres)의 크레이터

(구덩이)에 붙은 우리말 명칭이기도 하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세레스에서 발견된 크레이터 13곳의 명칭을 20178월 공식 승인했는데 

그중 반들반들한 바위인 볼더(boulder)가 많은 크레이터 1곳에 자청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편, 세레스는 로마신화 속 곡물의 여신인 케레스에서 따온 명칭이다.

참조: 문화원형백과 한국의 굿, 시사상식사전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詩, 자청비 / 백록



때는 바야흐로
자칭, 왕이라는 작자들
무조건 왕이고픈 사람들
수두룩한 가운데

그 각시들 제 서방은 이미
王인 듯
저는 당연
그 妃인 듯

그러거나 말거나
착각은 자유인만큼
나는 어차피
백성이로소이다
비천한
나는 이미
노비奴婢로소이다
헛늙어버린

때는 시나브로
스스로 왕이라는 작자들
절대 왕이고픈 사람들
거품을 물고 있네
죽음을 무릅쓰고

아! 슬프네

저기 저 먹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달나라 누구처럼 우물쭈물하다
그럭저럭 쌀 한 톨
그냥저냥 밥 한 숟갈
제대로 얻어먹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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