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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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 미상
조상 대대로 우리 집안은 천주교를 믿었다
가진 것 없는 자
박해 받은 자
믿음은 또 다른 하소연이었을까
고등학교 때였지 아마,
주일 미사를 참배하지 못한 나는
어머니께 늘 죄인이었다
하느님께서는 연옥도 아닌 지옥의 명당자리를
날 위해 마련해 두었을까
어린 나에게 믿음은 불 꺼진 방안에 매캐한 호롱불 같은 것
아버지 신부가 되고 싶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신문지로 말아 싼 칼자루가 눈앞에 번뜩거린다
별빛 가득한 밤 나는
아버지의 칼에 찔려 툇마루에 쓰러져 누웠다
댓글목록
힐링님의 댓글

신앙적인의 갈등의 묘사와 지난 시절의 고백과
애상이 가슴 속 깊이 밀려오는 참회록이 다시금
믿음의 깊이를 뒤돌아보게 합니다.
여보세요죽선이지죽선아님의 댓글의 댓글

오래전에 관람했던 영화, 자산어보의 창대가 한 말중에
홍어 가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가는 길은 가오리가 안다고 했거만
저는 아직도 어느 길섶에 앉아 돌아가지 못하고 헤매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힐링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