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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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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3회 작성일 22-02-03 10:17

본문

동물의 왕국 / 백록



 

애초의 천제天帝환인의 아들 환웅이 뜻한바 태백산(지금의 백두산)으로 내려왔지

신단수 아래 신시神市를 베풀고 스스로 환웅천왕이라 칭하면서 인간 세상을 다스리게 되었는데, 마침 이를 안 곰과 호랑이

가 서로 자기가 사람이 되길 원하였으나 곰이 결국 사람인 여자로 돌연 변신했으니 그녀가 곧 웅녀

그녀는 마침내 환웅과 혼인을 하고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곧, 홍익인간의 단군왕검이지


그러나 그들은 쥐새끼 같은 자식子息을 낳고 소처럼 우직한 축식丑息을 낳고 인정사정없는 호랑이 같은 인식寅息을 낳더니 이

윽고 토끼 같은 묘식卯息에 이어 진사오미신유술해의 새끼들을 번갈아 가며 대를 이어 낳았으니 그 족속들이 오늘에 이르러 족히 

칠천만 명이 넘는다는데, 이들은 서로 근친인 줄 망각한 채 서로 물어뜯는 전생의 약육강식의 습성, 그 울타리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했지

 

아니나 다를까

올해는 임인년 검은 호랑이 해

호랑이는 온데간데없고 그 잡종 같은 고양이와 늑대의 후손 같은 개와 염소의 친척 같은 양과 머리에 벼슬을 달고 봉황의 시

늉을 하는 닭 등등 서로 아웅다웅하고 있지

곰들이 살던 북한산 기슭이 제 집이라며

이 나라 전체가 제 영역이라 우기며

마치,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며


이 시대의 사람 같은 사람들은 정작

보이지 않는 정체들이 무서운지

어디론가 꼭꼭 숨어버리고

헛늙은 나는 족보에도 없는 하얀 노루가 되어

어느 섬에서 허우적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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