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 > 창작시의 향기

재도전

  폴 차

나이 들자 늘어나는 

뼛속의 구멍들

가벼워진 나는 깃털 없이도 

실속 없이 

높은 곳으로 잘도 떠 오릅니다

내려다 보이는 사바의 세계

해탈의 경지는 점점 멀어지고

운무 뒤에 숨은 나는 

그나마 탈출의 한계에 부딪혀

가시덤불 속 

시마을로 다시 추락합니다

또다시 욕보는 하루를 지킬

이곳이 나의 고향

무게를 덜기 위해 던졌던

펜을 다시 찾아들고 

재도전을 시도합니다

창가에

몸통이 잘리고 남은 대파 뿌리,

맹탕 물컵 속에서 소생하여

내게 미소를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