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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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97회 작성일 17-12-18 12:03본문
눈 내리는 아침
흰눈이 내린다
하염없이 내린다
태고(太古) 적에도 내렸을 이 눈은
내 어릴적에도 내렸던 이 눈은
잃었던 추억(追憶) 일깨우며
이 아침도 내린다
긴 겨울밤이 지난
어스름한 새벽녘
제일 먼저 귓가에 들리는
어머니의 음성
얘들아, 눈 온다
아이들만 반가 왔을까
작은 목소리에도
벌떡 벌떡 일어난 형아와 누나
난리치며 일어났던
눈 내리는 아침
세상은 온통 흰백의 향연
누구도 만들 수 없는 하나님의 작품
온 세상은 화사한 그림이 되고
아이들은 그 위에 덧칠을 했다
눈밭에 누워 찍은 자신의 몸 도장
소녀들의 발자국꽃 마당을 장식하고
소년들은 눈사람 보초병을 세웠다
이 아침에도 눈은 내리는데
펄 펄 함박눈이 내리는데
이 눈은 어릴 적 보던 그 눈이 아닌가봐
내리는 눈 바라만 보고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손 하나 까딱도 하지 않은 채
웬일, 미끄러운 길 걱정이 마음을 앞선다
철들자 사라진 눈 내리는 날의 환희(歡喜)
이제는 사라져간 머나먼 옛 추억(追憶)
마음만은 청춘(靑春)이란 말도 무색해져버린
세속에 변해버린 이 무딘 마음에
눈은 내리고
또 내리고
퇴색(退色)된 이 마음
잠시라도
순백(純白)으로
소생(蘇生)하도록
눈은 내리고
또 내리고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리고
또 내리고.....,
金然正
눈 내리는 아침에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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