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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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0회 작성일 22-02-08 08:25본문
맨발 시나리오
신을 벗는다는 것은
신에 길든 발이 가진
대본 어디에도 없었다
길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발에 금이 가는 소리를
숨기고 산 시간 속에서
신발 끈의 긴장은 늘 짱짱했다
발이 쓰는 이야기만 믿으라는
신의 우격다짐에 길이 구겨지는 소리는
먼지처럼 날렸고, 숨은 목구멍 근처에서
서성이는 때가 늘었다
숨이 말이 되지 못한 어느 가을
신이 밟고 있는 건 길이 아니라
나였다는 것을 그 짱짱한 신발끈을
풀고서야 알았다
신발 끈을 푸는 손의 떨림에
얼음이 몸을 푸는 것처럼
발에 난 금 사이로 말이 자랐다
신과 발의 결별, 길과 발의 만남
숨을 얻은 말이 신 안에서 구겨진
길의 새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때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지냈으면 했는데...
신은 발의 일부라는 걸 알게 된 후 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인님 시를 감상하면서 심상을 이렇게 그려내 보니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좋았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랜만에 시인님 시를 접하니 넘 반갑네요^^
늘 건필하소서, 대최국 시인님.
대최국님의 댓글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시작을 시작하기 위해 다시 왔습니댜.
앞으로 더 많이 배우겠습니다.
새해 글 복 가득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