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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꺼진 홍등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9회 작성일 22-02-11 10:31

본문

불 꺼진 홍등가 


하루가 영혼처럼 저무는 시간

태양마저 붉은 옷자락을 거둔 골목에는

검은 장막이 말없이 드리우고 있다


목마른 하이에나 썩은 시체마저

개미처럼 물어뜯고 파헤치며

소름 끼친 괴성으로 하루가 저물던 시절


그들의 운명을 결정하였던 것은 필연이었을까

누구나 생각처럼 자유롭지 못해

아픔에 울타리가 도사리고 있었을 것


짐직 배를 채운사자 무리는

어디선가 느긋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허물어진 틈새는 가난에 쫓겨난 비련에 흔적들

예쁜 순정마저 흙탕물에 짓밟힌

그녀의 눈이던 유리창에 빗물이 고여있다


파도처럼 다가왔던 사내에게

달처럼 바다에 떠서 사랑을 나누었다고

폐허처럼 널브러진 골목길 가로등 불빛만 

어두웠던 아픔이 봄빛처럼 살아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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