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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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56회 작성일 22-02-13 10:44본문
2월의 비 / 백록
비가 내립니다
촉촉한 눈물이 내립니다
봉긋해진 목련의 눈망울로 꽃샘을 품은 찬이슬 같은 생각들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겨우내 꽃피우던 동백도 어느덧 지쳤는지
서로 부둥키던 표정들
하나 둘 시름시름 앓는가 싶더니
붉은 눈물 뚝뚝 떨구기 시작합니다
우영팥* 매화도 희끗거리는 낌새로 눈치를 보고 있고요
들녘 개나리도 진달래도 덩달아 몸살 중인가 봅니다
마침, 오늘은 개구리들 유혹하는 우수雨水라는데
왠지, 마른 눈물에 잠길 것 같은 우수憂愁로 읽힙니다
이맘때쯤이면 근처로 슬슬 활기가 비칠 텐데
축축해진 거리는 몹시 쓸쓸하고요
어느새 쌀쌀한 비가 비칩니다
서러움처럼 비칩니다
이 비가 그치면
한동안 가려진 무지개 다리라도
활짝 열렸으면 좋으련만
언뜻, 까마귄지 까친지 산비둘긴지
비를 뚫고 날아갑니다
떼거리를 쫓는 놈이
어찌,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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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의 제주어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수雨水의 밤 / 백록
봄비 추적이는 날
춘몽의 방황이었을까
간만에 낮술에 취해 깜빡 졸았다
노형에서 돌아오는 길
외도에서 내려야 했는데
하귀 종점까지 가버렸다
애월이 그리웠을까
오늘따라 달빛은커녕
그 그림자조차 없었는데
비 내리는 봄날을 회춘인 양 헤매다
기어코 현실로 돌아온
자칭, 노형의 해몽이다
말 그대로 외도의 문체와
어찌어찌 되돌아온 하귀의 행보와
물가로 잠긴 애월의 꿈을
재해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