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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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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0회 작성일 22-02-14 09:33

본문

2 / 백록



 

2월은 그새와 어느새가 얼씬거리는 달이다

2월은 겨울과 봄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달이다

2월은 시들해진 억새들 그 사이에서 다비식을 치르며

제 몸을 불사르는 달이다


이를테면

지난날의 공즉시색과 색즉시공에서 벗어나는 

속죄의 달이다

바야흐로

새싹을 틔워 회춘을 도모하는 

정화의 달이다

 

언뜻, 어르신이라는 소리가 아직 어설프게 읽히는

올해의 2월도 날개 달린 그새와 어느새와 더불어

한동안의 둥지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우수에 잠긴 봄비에 흠뻑 적시며

 

산자락 골짜기로 개구리들 꿈틀거리는

이 비가 그치는 날이면

유채밭 아지랑이 몽롱한 가운데로

춘향의 굴메가 기웃거리는

춘삼월이 비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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