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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간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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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사이프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6회 작성일 22-02-16 07:48

본문

파란 바다 수평선 위에 뭉게구름 두둥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사라져 간 통통배 한척.

 

멀리 외딴섬 하나가 물에 잠 기울듯 잠 기울듯 가물거리고

넓은 바다 위를 외로이 날 으른 짝 잃은 갈매기.

 

선창가 부두에 매달려 있는 배는

넓은 바다가 못내 그리워 몸부림치는구나.

 

해변가에 깔려있는 수많은 조약돌, 조약돌들

한결같이 아름다운 저돌이 되기 위해 몇 날 몇 해를

조석(朝夕) 파도와 싸우고 싸웠을까……

 

칼로 벤듯한 가파른 해안기슭 암석틈에 피어있는 

조그마한 꽃, 꽃들

날이면 날마다 비바람에 씻기 우지나 않을까 마음 조이며

오직 한때를 위해 목숨을 걸고 곡예를 하고 있다.

저 조그마한 식물들이 정말 대견스럽다.

 

밀려갔다 밀려든 파도에 마음을 실어

넓은 바다로 띄워 보낸다.

 

하지만,

누가 주울까, 누가 건질까

더럽혀진 이 가련한 세인의 마음을…….

 

자연은 이렇듯 아름답고 깨끗한데

그 누가 감히 침범하리오.

모든 만사를 제쳐두고 무인도로 갈까나?

거기서 자연의 법도를 배워 나를 깨닫고,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모든 만사를 제쳐두고 무인도로 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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