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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기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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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5회 작성일 22-02-16 16:48

본문

개기월식皆旣月蝕/ 백록

 

  

 

지구의 땅거미가 반도의 달빛을 몽땅 삼켜버릴 때

그 주변머리로 핏빛 희미하게 비칠 때

그날 밤이 기일이다

 

마스크에 가려지는 달빛 당신은

시나브로 서기 202259일 자정이면

끝을 알리는 종이 씁쓸하게 울린다고 하겠지만

붉게 떠오르는 햇빛 당신은 그 시각이면

스스로를 깨우치는 종을 신나게 치겠지

이른바 시작을 알리는 작심作心으로

한동안의 굴레 같은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도로 밝아짐을 만천하에 고하겠지

   

지는 달빛은

부처님 오신 날과 어버이날이 어제라며

측은한 중생으로 자비를 구하며

불초의 소생으로 용서를 구하며

이내 굽신거리겠지

 

막무가내로 떠돌던 삶

그 말년의 사내가 사는

외도의 월대천

창백한 달빛 머금은 

윤슬의 기억이 

그 조짐이지


아마도

기면 기고

아니면 말고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마냥 문득

달빛에 뜩 떨어진 뉴턴의 사과가

, 당신이 떨군 사과라 생각하면

명징한 착각이겠지만

   

뜨는 햇빛은

만면에 염화미소 같은 웃음을 머금으며

나야말로 만백성을 아우르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며

그야말로 효성이 지극한 천생의 소유자라며

활짝 나래를 펴겠지

   

아마도

그리 되리라

영락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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