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친구 > 창작시의 향기

산중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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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지리산 숨은골 끝에

상처한 친구 박혀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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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길에 함께 샛길로 들었던

대처의 둘이서 남주리 여사와

나주라 여사를 뫼시고 간만에

산길을 오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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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숨으로 들어선 안마당에서

쭈볏한 홀애비를 사이에 두고

서로가 일일 각시를 자청하니

남정네들 벙글한 한 낯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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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 빼꼼한 빈 하늘 한 켠엔

매달려 설 쇤 주렁한 홍시감

어렵사리 별인양 따 안기니

쭈구렁 주름감을 거울보듯

바라더니 그도 잠깐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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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떨던 마당닭 두 마리는

완행버스 운전석에 내걸린

기도하는 흰소녀의 자세로

솥단지 속 한방 전신욕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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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이고 파이고 베이고 떼여져

말리고 삭히고 곱게 마름질된

산중의 초근목피와 실과들이

대처로 시집가는 날이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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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거라 잘가라

언제나 또 보려나

볼 수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