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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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3회 작성일 22-02-19 09:56본문
우수雨水의 섬 / 백록
태평양 연안에 정박하던 거대한 항공모함이 어느새 침몰해버렸습니다
그동안 쉴 새 없이 오르내리던 비행기들의 흔적도
소리 없이 지워져버렸습니다
언뜻, 하늘과 바다의 경계마저 무너져버린 듯
주변머리의 소음들조차 몽땅 삼켜버린 듯
세상이 온통, 환절의 통증 같은 우수에 잠겨버린 듯
나는 지금 아직 덜 가라앉은 관제탑 같은 창가에서
잿빛에 휩싸인 망망대해를 뚫어져라 관망하고 있습니다
하루속히 구조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보름 후면 개구리 팔짝 뛰는 경칩이라며
그 전에 활짝 갤 것이라 뇌까리며
점점 기울어지는 비행갑판의 조바심을
노파심으로 관조觀照하며
동녘의 낌새가 아직은 왁왁하리만치 어둑하지만
쌀쌀하고 쓸쓸한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제법 환해질 겁니다
당연히 거대한 이 항공모함도 구조되어
태평양을 향해 힘차게
출항할 겁니다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친 몸도, 꽁꽁 언 땅도
머지않아 풀리겠지요. 삼라만상은 소리없이도 제 위치를 찾아서
잘도 돌아갑니다.
이늠으 요지경 판국은 어찌 이렇게 요란스러운지요.
백록 시인님의 시안으로 녹여 주소서!
봄의 귀천을 부르는 따뜻한 시향에 언 몸 녹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수의 시작인 어제는 봄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새벽부터 눈발이 날리더군요
제법 춥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