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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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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9회 작성일 22-02-19 17:01

본문

장미의 일생                          /  시화분


전철 안
서너 살 된 딸 무릎에 앉혀 미소 짓는 삼십 대 여인 옆 황혼기 가득한 할머니 앉아 있다

봉오리 우물우물거리다 젖가슴 같은  피어나 어느새 바삭거리며 떨어질 것 같은 꽃잎이

 

듬성듬성 빠진 이빨처럼 놓여

나비 한 마리 날지 않는 적막함 

배경으로 둘려 있다

 

더 보여줄 만한 것 없다는 사실이

죽음보다 두려운 듯
한 칸 뒤에 앉아 있는 할머니
목주름 따라 진주 알알이 달려 있고
가시 같은 손톱에 흑장미 피어 있다

일생

주름지지 않는 손톱

투명하다

투명하여서 슬픈

깎여도 깎여도

무성 해지는 검버섯 사이

꽃씨로 심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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