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필 때면 > 창작시의 향기

산간 마을에 눈이 내린다.

텃밭 일구며 정부 보조금으로

살아가는 할머니에게

애비 얼굴도 모르는

7살 외손녀 맡겨놓고

도시로 떠나간 어미

봄 되면 한차례 다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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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내린 눈

장독대 덮고

개나리 꽃 위에 수북이 쌓인다.

꽃눈 틔우던 개나리

눈 뒤집어 쓰고 신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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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피면 엄마 온다 했다고

눈을 털어내는 7살 외손녀

털어도, 털어도

자꾸만 쌓여가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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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제 몸 흔들어

눈송이를 쏟아낸다

오그라든 노란 개나리

팝콘처럼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