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를 받아 적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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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0회 작성일 22-03-10 19:08본문
색채를 받아 적는 여자
머리 위에서 쨍강거리는
올리브나무 잎들은 모두
청록빛 칼날들을 출산 중이었습니다. 피부를 베이면서
한여름 햇살이 그 칼날들 사이를 투과해가는 중입니다. 여기서는 그 여자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지만, 피 튀기며 난자 당하고 있는 색채들이 들려옵니다. 그 여자가 문을 닫는 소리입니다. 긴 계단을 걸어 올라가
달팽이가 기어간 점액질 자국을 뒤에 남기는
머언 풍경이 내 망막 안에 비칩니다. 그녀의 시집을 펼칩니다. 얼굴도 없는데
끈끈한 점액질 안으로 빠져 들어가는 음표들마다
피가 묻어 있습니다. 부드럽게 허공에 붙들린 홍매화마다
하혈을 하는 중인 것입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혼밥을 먹는데
혼자서 요리하고 혼자서 서빙하는 그녀 속으로 제가 빨려 들어갔어요
혹시 그분?
잘 감상하고 가요.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실존인물은 아닙니다. 찰나의 순간에 지나가는 색채들 속에서 삶과 죽음을 반영하는 인물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