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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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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0회 작성일 22-03-14 19:35

본문

목련의 비행

- 비수

담장 넘어 수상쩍은 이들의 이륙을 훔치고 있다

잠시나마 숨죽인 채

앙상한 다리들은 언뜻 

학의 족속인 듯

톡 톡 껍질을 깨뜨리는 걸 보면 어쩜
꽃을 낳는 봉오리의 산통일까 

그 알일까 싶기도 하지만

톡톡거리며 오르는 걸 보면 마치

급히 출동하는 닥터헬기를 닮았다

해마다 딱 한 번의 비행을 위한 저마다의 충동질로 날개를 펼치는가 싶더니 

곧바로 하늘을 오른다

누구를 구하려 저토록 서두르는 걸까

가지마다 하얀 날갯짓들

포로롱 포로롱

이맘때쯤이면 이 동네가 온통 

하얀 축제의 비행장이지만

언제나 그랬듯

머잖아 임무를 마치는 순간

앞다투며 추락해버릴

주검의 시체들

그래서일까

몰래 숨어 숨 고르는 이

숨이 막힌다

턱 턱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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