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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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57회 작성일 22-03-22 14:33본문
블랙홀을 보았다 / 백록
밤과 낮 그 시간의 길이가 비로소 같아지는 절기
다시 말하면 춘분春分의 다음날
그러니까 음력으로 치면
내가 태어난 날 하루 전
이승과 저승을 잇는
블랙홀을 보았다
우연치고는 너무도 필연 같은 날
한라산 꼭대기를 지키다 춘설의 추위를 피해
이리저리 기웃거리던 백록이 찾아든
양지바른 기슭, 그 공원에서
기어코 100세를 채우신
나의 고모님께서 귀천을 도모하는
자리, 그 4호기에서
언뜻, 이명을 울리던 초혼招魂의
어색한 합창 소리
‘불 붙어수다. 혼저 하늘로 오릅서’
대충 그렇게 들리던 소리
이윽고, 저승사자 같은 이의 지곡止哭이라는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뒤돌아선 상복喪服의 걸음과 걸음들 하나같이
홀가분해 보였다
그 와중에도 불안을 감추지 못해 안절부절한
나의 시선은 어느새
안전 안내 문자를 검색 중이다
‘어제까지 사망자 80명’
이들은 모두
블랙홀의 승객들이겠지만
고인은 오늘 이후
천국에 살 것이다
마스크를 벗어 던진
당신의 모습은
하냥, 환해질 거다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나 한번 쯤
그 고로속에서 산화 될테지요.
백수를 채우시고
그 명줄을 이어주실 블랙홀을 보신듯 합니다.
마스크를 벗는 날이 해방된 민족이 되겠는데
그 날이 언제일지....
잘 감상했습니다. 오랜만 뵙습니다. 백록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단, 호상입니다만
당신의 살아온 수많은 역정은 고스란히 묻혀버릴 듯합니다
오래 산 것이 다는 아닙디다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세상에 호상이 어디에 있어요?/ 어떤 죽음도 호상이라 하면 안 됩니다.//갑장/ 우리 천년 살아봅시다. 천년이 긴가??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호상이 있습니다.
지랄염병의 놈이 코로나 같은 놈들이 일찍 돌아가신다면...ㅎㅎ
니이완 상관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