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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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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52회 작성일 22-03-24 20:00

본문

나비의 날개/ 미소..




나비는 왜 날개만 편애했을까
보잘 것 없는 미물의 자기반성처럼 
그 왜소한 몸속에 정교한 눈물처럼

날개 없는 나비였다
날개라는 언어조차 몰랐다
반백년을 유충에 머물러 있던 생
넘어진 발목처럼
부러진 팔처럼
덜떨어진 통증에 먹힌 생을 헤맸다

바람에 몹시 흔들리던 어느 날 아침 봄의 꿈처럼 날개가 폈다
비틀거리는 첫 비행
감격만큼 즐기지 못했다
·장년층을 건너 뛴 나비는
날개가 너무 소중해서 날개를 받들었다

나비 날개는 날개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대칭
꽃 속의 꽃 아니 술 취한 꽃
작은 창문의 커튼
바람의 곡선으로 내려앉는 가을 낙엽
화려하게 춤추는 의상
작지만 시선을 빼앗는 신비가 있다
나의 꿈처럼

내가 날개를 열심히 가꾸다보면 어느 날
반세기 유충에 머물러 있던 바닥의 습성 벗고 
잘 자란 성충처럼 우아하게 날 수 있을까
날개에 단련되지 않아 자주 바닥으로 떨어진다

거북한 마음 누르고
날개에 길들기 위해 눈을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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